조현병 앓던 딸 살해한 엄마, 23년 병간호 후 살해.. 징역 4년 구형...

조현병 딸 23년 병간호... 돌보다 지친 엄마, 비극 선택

23년 돌본 조현병 딸 결국 살해 ··· 60대 엄마의 비극적 결말

조현병 걸린 딸 23년간 돌본 엄마의 '비극' ··· 살해 혐의 '징역 4년'

 

중학생이던 딸, 조현병 발병하자 퇴직
23년간 딸을 돌보다가 올해 5월 살해
재판부 "자녀 생명 결정할 권한은 없어"
"중증 정신질환, 가정이 감당하는 현실"
"비극적 결과, 피고인만의 책임은 아냐"

 

오랜 시간 조현병을 앓고 있던 딸을 살해한 60대 엄마에게 1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하였다. 이 여성은 직장까지 그만두고 23년간이나 딸을 돌봐왔지만, 딸의 조현병 상태가 점점 심해지면서 결국 비극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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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딸 23년간 돌보다  살해한 엄마, 1심서 실형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조현병에 걸린 딸을 간호하기 위하여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23년간 딸을 돌봐왔지만, 딸의 상태가 심해지면서 비극적인 선택을 한 60대 친모에게 1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하였다.

 

많은 조현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보호자들은 A 씨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항상 마음속에 가지고 산다. 그렇다고 살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인생을 다 포기하고 자식을 위하여 노력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이번 판결에 대해서 더없이 마음 아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살인 혐의를 받는 60대 A 씨에게 지난 6일 징역 4년을 선고하였다.

 

직장생활을 하던 A씨는 조현병을 앓고 있던 딸 B 씨가 중학생이던 시절 조현병 및 양극성 정동장애 등의 질병을 앓게 되자 다니던 직장을 퇴직하고 B 씨를 병원에 입원시키거나 통원치료를 받게 하면서 정성껏 돌본 것으로 조사가 되었다. 사건이 벌어진 지난 5월까지 무려 23년이라는 세월을 딸의 병간호에 집중한 것이다.

 

하지만 B씨는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을 먹는 것을 거부하고 심한 욕설을 하며 소란을 자주 피우게 되었고 가출을 자주 하는 등 병세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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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걸린 딸 23년간 돌본 엄마의 '비극' ... 살해 혐의 '징역 4년' [사진=아이뉴스24]

이렇듯 자녀를 20년이 넘도록 병간호하고 자신의 생활을 포기하면서까지 정성을 들이면서 병세가 나아지지 않는 것을 느끼는 순간 우리는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진다. 부모 또한 자기 자식을 자신의 손으로 살해를 한다는 것이 마음이 어떨 것이라 생각하는가? 하지만 부모는 그것을 선택하였다. 자신의 삶이 어떻게 될지 알면서도....

 

지친 A씨는 지난 5월 새벽 시간대에 주거지에서 잠을 자던 B 씨를 결국 살해하게 되었다. 병간호를 한 지 23년 만에 일어난 일이었던 것이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 변호인은 A 씨가 범행 당시 한 가지 일에 집중하던 사람이 갑자기 무기력해지는 '번아웃 증후군' 등 심신상실 또는 심신 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실제로 B 씨의 병원 진료기록 일부에는 B 씨 부모에 관해 관련 내용이 기재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 당일 이뤄진 첫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있으면 딸을 살해할 수 없어 남편이 없을 때 살해한 것입니다."라고 하는 등 과정을 상세히 진술했다는 점을 들어 이런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발적 범행있다는 변호인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A 씨가 두 번째 경찰 조사에서 B 씨를 살해하기 전 B 씨 방문 앞으로 가서 B 씨가 자는 모습을 바라봤다고 하면서 "같이 죽기 전에 딸 얼굴을 한번 더 보고 마음도 정리하기 우해 갔습니다."라고 진술한 점 등을 들어 범행 내심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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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딸 23년 병간호... 돌보다 지친 엄마, 비극적 선택 [사진=뉴시스]

1심 재판부의 판단은 실형이었다. 다만 '참작 동기 살인'을 적용해 혐의에 비해서는 비교적 낮은 형량을 내렸다고 한다. 어느 정도 이제는 법으로도 인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단면을 보여주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그 무엇으로도 대채할 수 없는 인간의 생명을 침해하여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라고 말면서 "피고인이 아무리 오랜 기간 정신질환을 앓던 피해자를 정성껏 보살펴 왔다 하더라도, 자녀의 생명에 관해 함부로 결정할 권한은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판시하였다.

 

그러면서 "피고인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부모 모두가 피고인과 같은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당연히 모든 부모가 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은 맞지 않을까 싶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과 남편이 점차 나이가 들어가는 데다가, 계속된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상태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차츰 심신이 쇠약해져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면서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와 

보호의 몫 상당 부분을 국가와 사회보다는 가정에서 감당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과 같은 비극적인 결과를 오로지 피고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국가적으로 조현병에 대한 생각을 달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는 정신적으로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것이 밖으로 보이냐 안 보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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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돌본 조현병 딸 결국 살해... 60대 엄마의 비극적 결말 [사진=중앙일보]

이어 "피해자의 유일한 유족인 피고인의 남편이 선처를 해 줄 것을 탄원하고 있고, 피고인 역시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면서 "피고인은 이 사건 직후 자수하였고, 앞으로 남은 생애 동안 자신의 자녀를 살해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양형 이유를 밝혔다고 한다.

 

이번 양형을 계기로 해서 사회 약자에 대한 보호대책이 필요하다. 지금은 치매에 대해서는 국가적으로 많은 지원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것에 대해서는 사각지대가 있음을 이제 인정을 하고 대책을 세워주었으면 좋겠다.